제목 광주호남지회-병영수기집(고운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작성일 2020-01-06 조회수 4456

고운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00부대 중위 오자평

 

 

어느덧 소대장 및 소초장으로서 16개월 임무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많이 바뀐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처음 부대에 전입 와서 적응을 하고 새로운 것들을 하나 둘 씩 배워갈 때 쯤, 소대장으로서 부족한 모습이 많았고, 용사들에게 지시를 하려고 해도 모르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의 소초생활을 겪고, 이제 적응을 조금씩 할 무렵 아는 것도 생기고, 규정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다 보니 소대원들과의 충돌도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당연히 해야 하는데, 하라고 지시하였음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마치 무시를 하는 것 같았으며 감정적으로 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저의 소대원이라고 생각했던 용사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는 것처럼 느끼게 되었고 깊은 괴리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용사들과의 관계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제 자신을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소대장이라는 사람이 소대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들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거리다 ‘당연히 그래서 그랬겠지,’라며 혼자 마치 다 꿰뚫어 본다는 마냥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선입견을 가지고 소대원들을 판단하니 말이 예쁘게 나올 수 없었고, 거칠게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의 잘못을 뉘우칠 때 쯤 저의 지휘관님들의 강조하신 말씀들이 하나 둘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사단장님께서는 병력들과의 ‘소통과 공감’을 연대장님께서는 “병력들에게 ‘시간, 돈, 노력’을 투자하면 병력들은 소대장 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대대장님께서는 병력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마라.”등 진정한 리더는 명령하고 지시하는 것만이 아닌, 같이 앞으로 나아가서 따라 오게끔 만드는 것임을 깨닫고부터 달라지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소대원들과 대화 한마디를 더 하기 위해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저녁점호 전, 생활관으로 찾아가서 관심을 기울이고,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고, 고생하고 있는 병력들에게 맛있는 것 하나 더 사주며, 힘들 때마다 기댈 수 있고, 찾아와서 편하게 애기할 수 있는 소대장이 되려고 ‘관계’라는 아파트에 층을 천천히 쌓았습니다.

제가 먼저 소대원들에게 다가가니,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는 인원들도 있었고, 갑자기 왜 이러는지 떨떠름한 인원도 있었지만, 용사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소대장 선에서 조치하지 못할 사항은 /같이 고민해보자/ ‘중대장님께 건의해 볼께.’ 등으로 소대장이 자기편임을 인식시켜 주었으며, 두 번째 소초를 투입하게 되었을 때부터는 ‘홀로 가지 말고 서로 같이 가자.’라는 소대만의 표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표어를 통해 혼자만의 독단적인 계획이 아니라, 오해를 가지고 있다면 소통으로, 서로 이해하고 함께하는 힘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사단 홈페이지에 ‘칭찬합시다.’라는 게시판에 저를 칭찬해주는 용사들이 많아졌고, 틀어졌었던 인원들과도 대화를 통해 관계가 회복될 수 있었던 점과 이때 소대장이라는 사람의 말 한마디에 소대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얼마나 크게 좌지우지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2년차 중위가 되고나서 신병들이 전입을 와 부대에 적응을 잘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부담가지지 말고 찾아오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찾아오는 인원들은 극히 드물었지만, 제가 먼저 찾아가 힘든 것이 있냐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상황병이라는 임무수행에 대하여 실수를 하고 어려움을 느껴 점차 자신의 성격이 소심해지고, 목소리도 작아진다는 고민이 있던 신병에게 ‘처음부터 잘하는 인원은 없으니, 소대장이 가르쳐 줄테니 힘내보자.’라며 격려를 건네었더니, 지금은 어엿한 사수로서 역할을 다하고 자신감도 생기고, 농담도 하는 등 밝아지는 인원들이 보니 소대장으로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말 한마디를 곱게 바꾸고, 관심있게 바꾼 것뿐인데 소대의 분위기가 살고, 소대장으로써 소대원들이 의지할 수 있고, 잘 따를 수 있게 되는 것을 보며 ‘고운 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라는 말의 교훈을 얻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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